저 사람은 자기애가 너무 충만해, 주변의 나르시시스트들로 인해 생기는 진짜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

위험한 리더들은 자기애에 빠져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어 안타까워

조영환 기자

February 21, 2025

위험한 리더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스티브 테일러의 저서, 신예용의 번역, 21세기북스 출판 그리스 신화에서 나르시스라는 매력적인 젊은이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의 외모는 너무나도 뛰어나 많은 소녀들이 그의 사랑을 갈망하지만 그는 그들에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결국, 그는 물을 마시러 간 연못에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되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해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가 죽고 난 뒤 그의 자리에 나르시스라는 꽃이 피어난다. 최근 우리의 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나르시시스트들은 이 신화 속 인물처럼 지나친 자아의식, 공감의 결여, 그리고 착취적인 대인관계를 특징으로 한다. 사람들은 "그 사람은 정말 나르시시스트 같아"라며 분노를 표현하고,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어"라고 말하곤 한다. 그들은 종종 타인을 가스라이팅하는 조종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만약 개인이 아닌 국가와 경제, 세계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치 및 경제 리더가 나르시시스트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상상만 해도 끔찍할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물들이 떠오르지 않는가? 자기중심적이고 과시적이며 타인의 찬사를 갈망하는 위험한 인물들이다. 영국 리스베켓대학교의 심리학 부교수인 스티브 테일러는 그의 신작 '불통, 독단, 야망'에서 현대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불통 리더십'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도덕성과 양심, 그리고 수치심을 잃고 주변 세계와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저자는 '초단절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이탈리아의 전 총리 베를루스코니, 브라질의 전 대통령 보우소나루,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초단절형 리더는 민족주의적이며 외국인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다른 민족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단순한 대상으로 여긴다. 트럼프의 세계관에서는 동맹국조차도 그저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는 국제 협약에서 탈퇴하고 지원을 거부하는 등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려는 언사를 남긴다.

이러한 리더를 따르는 지지자들 역시 열등감과 불안, 분노에 사로잡혀 있으며 세상에 대한 불신을 품고 있다. 이는 2021년 1월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으로 응축되어 폭발하게 된다. 저자는 겉으로는 국가의 위신과 힘을 추구하지만, 이는 결국 자신의 권력과 명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트럼프가 취임 한 달 만에 부과한 전방위 세금은 그가 주장하는 자국 우선주의의 일환이며, 이는 '가짜 애국주의'의 전형이라고 한다.

그가 그린란드를 매입하려고 한 시도는 새로운 영토를 확보하려는 팽창적 욕망의 표현일 뿐이다. 이러한 리더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가를 배신하기도 한다. 히틀러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의 패배가 확실해졌을 때 독일 국민을 배신하며 복수를 다짐하고, 독일의 사회 기반 시설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행히도 아무도 그의 명령을 따르지는 않았다. 초단절형 리더들은 종종 '스트롱맨'이라는 별칭을 받지만, 그들의 내면은 애정과 관심을 갈망하는 어린아이와 같다.

성인이 되어도 이들은 만성적인 불안감을 느끼며 끊임없이 타인의 관심과 찬사를 추구한다. 트럼프가 악성 나르시시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그의 어린 시절 애착 관계의 결여와 권위적인 아버지의 영향에 주목한다. 문제는 21세기에서 이러한 병리적 리더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와 사회가 불안정한 시기에 사람들은 초단절형 인간의 부성애적 매력에 이끌리게 된다. 저자는 이를 '포기 증후군'이라고 명명한다.

어린 시절 전지전능한 부모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보호해주었던 경험이, 이제는 삶의 책임을 포기하고 타인에게 맡기려는 심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근대 이전 시대에는 인격 장애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적었다. 계급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이는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만약 히틀러나 스탈린이 100년 전에 태어났다면 국가의 지도자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20세기 최악의 독재자들은 대개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다. 마오쩌둥, 무솔리니, 스페인의 프랑코 장군, 캄보디아의 폴 포트, 파나마의 마누엘 누리에가가 그 예이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초단절형 인간이 정치적 권력을 추구하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다. 이들은 부를 축적하고 권력과 명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빛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정치권력에 매료된다. 반면, 높은 수준의 공감과 양심을 가진 연결형 인간들은 대체로 권력에 끌리지 않는다.

이들은 통제나 권위가 아닌 진정한 연결을 원하며, 조용히 살고 싶어 한다. 결국, 해결책은 초단절형 인간이 높은 권력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필터링하는 것이다. '연결된 다수'가 깨어나야 하며,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약점을 극복하고 파괴적인 리더십을 행사하는 불통의 리더들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 아티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