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실적발표에서 주목받은 관세, 이 문제에 대해 모두가 궁금해한다

관세의 영향이 월스트리트를 흔들며 기업 실적 발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조영환 기자

February 6, 2025

인공지능(AI)이 주목받던 월스트리트의 기업 실적 발표 주제가 4년 만에 '관세'로 변화하고 있다. AI가 여전히 주식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효한 관세의 영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는 이번 4분기 미국 기업 실적 발표에서 '관세'를 중심 주제로 삼았다. AI와 관련된 투자들이 여전히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및 관세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 시간) 팩트세트의 데이터를 인용하여,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200여 개가 최소 한 번 이상 '관세'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인 2017년에서 2021년 사이에도 기업 실적 발표에서 관세가 자주 논의된 바 있다. 트럼프는 3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할 25%의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강수를 두었다.

또한,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관세 부과의 의지를 표명하며 동맹국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전쟁을 지속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낚시, 캠핑, 다이빙 장비를 제조하는 존슨 아웃도어스의 CFO 데이비드 존슨은 3일 실적 발표에서 관세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그는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협력하고 있으며, 관세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한 달 유예되었지만, 이러한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며 이는 미국 기업의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멕시코, 중국, 캐나다는 미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이들 사이의 무역 관계는 자동차, 가전제품, 농산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얽혀 있다. 육류 가공업체 타이슨푸즈의 CEO 도니 킹은 실적 발표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미국이 멕시코에 수출한 돼지고기의 양은 100만 톤을 넘었다.

그는 멕시코가 자국의 돼지고기에 보복할지, 아니면 다른 품목에 대해 보복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수출량을 다른 시장으로 우회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임을 전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이러한 우회로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류기업 디아지오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비한 계산을 완료했으나,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 경우, 2025 회계연도에 보고할 영업이익이 2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수입업체들은 관세로 인해 가격 상승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내 판매가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이러한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미 3국 간의 자동차 부품 생산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최종 제품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 부문도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의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은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부품과 장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에 필요한 부품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며, 배터리 소재의 60% 이상도 중국산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요소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장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헬린의 마틴 포치타룩 CEO는 자사의 태양광 패널 생산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로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약속과는 상반된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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