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참전 모자 때문에 입국 거부라니, 정말 황당하네
조영환 기자
February 21, 2025
문제가 된 모자. 상단에는 '베트남전 영웅'이라는 문구와 하단에는 태극기가 함께 수놓아져 있는 모습이다. 최근 한 한국인이 베트남에 입국하려 했으나 월남전 참전용사 모자를 착용하고 있어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보도되었다. 2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트남 입국 거절당한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호치민시 공항에서 관광객들이 항공권 발급을 위해 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다.
한 여행사는 '베트남전 참전 영웅(Vietnam War Hero)'과 '대한민국(Korea)'이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의 사진을 공유하며,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관광객 중 한 명이 해당 모자를 쓰고 입국하려다 공항에서 거부당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그들은 이 모자를 착용한 팀이 단속에 걸려 3000달러, 즉 약 43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모자를 착용하고 다니다가 길거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월남전이라고 불리는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베트남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1955년부터 1975년까지 20년간 개입한 전쟁이다. 이 당시 한국군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32만 명의 병력을 보내었지만, 베트남에서는 한국군을 단순히 내전에 개입한 외국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을 명예롭게 평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쟁 중 한국군이 저지른 폭력 행위에 대해 분노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이전에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시즌 2에서 일부 대사가 베트남전을 미화하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극 중 캐릭터 강대호(강하늘 분)가 자신의 가족의 군 경력을 설명하며, '아버지는 제가 진짜 남자가 되기를 원하셔서 해병대에 보내셨고, 아버지는 월남전 참전 용사였다'고 말하자 다른 참가자인 박정배(이서환 분)는 그의 아버지를 칭찬하며 '아버님 훌륭하시네'라고 답하는 장면이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베트남 현지에서는 한국군의 참전을 미화하고 전쟁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드라마에 대한 시청 거부 운동이 제기되기도 했다.
베트남의 영상법 제9조에 따르면, 베트남의 역사나 혁명 성과, 국가 영웅, 또는 국기를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는 배포가 금지된다. 이러한 이유로 베트남 문화스포츠관광부 영화국은 해당 대사에 대한 논란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