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박지원, 금메달 못지않은 500m 은메달로 감동을 전하며 우리는 싸우기 위해 경기하는 게 아님을 다시금 느낀다

8일 중국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지원이 시상대를 내려가면서 은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린샤오쥔, 즉 한국명 임효준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동메달을 획득한 장성우의 모습이 보인다. 2025년 2월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리는 상대와 싸우기 위해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임합니다." 라고 전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박지원(29세, 서울시청 소속)은 이날 두 개의 금메달과 한 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고 차분한 마음으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날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계주 2000m와 남자 1500m에서 모두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남자 500m에서는 중국의 쇼트트랙 스타 린샤오쥔에게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박지원은 이날 모든 쇼트트랙 경기가 종료된 후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혼성 계주 대표로 참석했다.

우승자로서 가운데 자리에 앉은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열린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며,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의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지원은 세 종목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했으나 500m에서 은메달로 만족해야 했다. 박지원과 장성우, 김태성 등 한국 선수 세 명과 린샤오쥔, 쑨 룽 등 중국 선수 두 명이 출전한 500m 결승은 두 번의 재경기 끝에 이루어졌다.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이 연속으로 넘어지면서 재경기가 선언되었고, 이 과정에서 김태성은 페널티를 받아 레이스에서 제외됐다. 세 번째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까지 경기는 지연되었고, 그때 박지원은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린샤오쥔에게 밀려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가 끝난 후 린샤오쥔은 전재수 코치를 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박지원은 린샤오쥔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두 선수의 관계는 과거의 친구이자 현재의 라이벌로서 500m 경기에서 극적으로 드러났다.

린샤오쥔은 귀화 전 박지원과 함께 훈련을 하며 태극마크를 달고 경쟁했던 동갑내기다. 박지원은 기자회견에서 500m 경기를 회상하며 "500m 금메달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으니 아쉬움은 없다"라며 "은메달을 얻은 것도 놀라운 일이었고,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지원은 중국 기자의 질문에 대해 500m 결승에서 린샤오쥔과 나눈 대화에 대해 "우리는 경쟁을 통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기 위해 경기에 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훈련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고 믿기에, 단지 '열심히 하자, 힘내자'라는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후 박지원은 린샤오쥔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운동선수로서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서로 축하해줘야 한다고 믿는다. 린샤오쥔이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획득했음을 알고 있으니 충분히 축하를 나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