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아내와 함께한 이 경험, 내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부부가 함께하는 취미가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에 감동했어요

김인선 기자

February 8, 2025

[은살남] 부부가 함께하는 취미 생활, 행복과 건강을 모두 챙기는 '보물' 급격한 고령화와 불충분한 노후 준비는 은퇴 후의 삶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55년생인 나는 전업 주부로서의 삶이 다른 퇴직자들에게 교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자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바깥에서 운동을 계속하지 않으면, 몸이 굳어져 나중에 더 힘들어져요." 요즘의 한파와 강추위 때문에 집에만 머무르려는 나를 걱정하는 아내는 자주 이런 말을 해줍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나에게 모자와 장갑, 목도리, 마스크를 건네며 직접 외출하자고 합니다. 우리 부부는 매주 세 번에서 네 번씩 반려견과 함께 동네의 야산 약수터를 찾습니다. 매일 약 한 시간 동안 걷는 것은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 북한산에서 아내와 함께 ⓒ 이혁진 아내와의 걷기와 야외 산책은 은퇴 시기부터 시작되어 이제는 우리의 일상에서 중요한 취미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은 집안일과는 다른 노후의 취미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집안일이 가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취미 생활은 삶의 윤활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취미가 부부 간의 애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활력과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나는 직접 경험했습니다. 현재 많은 퇴직자들은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두기보다는 불가피하게 직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 일부는 재취업을 통해 계속 일하지만, 이들은 또한 일복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대다수의 퇴직자들은 실직 후 일시적으로 쉴 계획을 세우거나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좋지만, 나는 여기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랜 시간 일한 보상으로 잠시 쉬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몇 개월이면 충분합니다. 너무 긴 '휴식기'는 자신도 모르게 고립감을 느끼게 하며 삶의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단순히 쉬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은퇴 후 중요한 두 가지 축은 50대 초반부터 직업 상담사로 15년간 활동하면서 얻은 결론이 있습니다.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60세 전후의 퇴직자들은 최소 20년 이상의 노후를 보내야 하며, 그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바로 '일거리'와 '취미'라는 것입니다. 나는 이 중에서 취미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누군가 은퇴를 한다고 하면, 나는 항상 '취미 생활'부터 챙기라고 권장합니다. 젊었을 때 해본 것이 있다면 다시 도전해보는 것도 좋고, 그런 경험이 없다면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전한 오락 활동도 좋습니다. 고령화 시대에 취미 생활은 지속적인 자기 계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적극적인 취미를 노후 계획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전에 은퇴한 나에게 있어 취미는 노후 생활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었고, 특별히 대단한 취미도 아니었습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강제 퇴직과 동시에 암 투병을 하게 된 나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매일 공원과 운동장에서 걷기 시작했습니다(관련 기사: 암투병 중 기사쓰기, '살아갈 용기'입니다 https://omn.kr/27b4d ). ▲ 항암주사 장면 ⓒ 이혁진 동네에서 걷기를 시작한 지 1년 후, 우리는 동네 야산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나를 따라 걷기 시작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하루에 약 1만보 이상 걷는 것이 우리의 취미 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악산과 북한산 등산에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산행에서 느낀 것은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니었습니다. 암 환자라는 슬픔을 잠시 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응원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등산은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처음에는 내 체력을 키우기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던 아내가 이제는 나를 이끌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60대 중반의 아내는 집안에서는 자주 아프다고 하지만, 밖에 나가면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입니다. 그녀의 활력이 신기할 때가 많고, 가끔은 부럽기도 합니다. ▲ 아내와 함께 설악산을 등산하던 중에 ⓒ 이혁진 이제는 아내가 더 서두를 때도 있고, 나 또한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후배들에게 부부가 함께 등산할 것을 권장할 정도로 등산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부부가 함께하는 취미가 일상에 큰 활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우리 부부를 '등산 마니아'라고 부르는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 부부처럼 취미 생활을 즐기는 대학 동창이 있습니다. 그는 가끔 우리를 초대해 식사를 하며, 자녀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가벼운 등산과 여행으로 노후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노부부는 의외로 드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 고등학교 동창은 주말에 자신은 산에 가고 아내는 파크골프를 하러 간다고 합니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다양한 취미를 소개하고 있지만, 부부가 함께하는 취미를 장려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이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취미를 공유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력할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노년 부부에게 함께하는 취미 생활은 서로를 보살피고 대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산보하는 노부부, 나도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 며칠 전 날씨가 조금 풀리자 지팡이를 짚은 80대 중반의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탄 휠체어를 밀며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산보하는 노부부의 모습은 내 미래의 모습 같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우리는 서로의 대화가 더 풍부해지고 돈독해졌습니다. '건강'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뇌의 노화 속도도 느리게 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운동을 하니 머리가 맑아진 것 같고, 전보다 배가 자주 고프다"고 자주 이야기합니다. 운동 효과 덕분에 우울증도 많이 줄어들고, 과거보다 더 활기찬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나 또한 취미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면서, 심한 좌절감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삶을 구조했습니다(관련 기사: 목젖에 이물감... 편도암을 시작으로 찾아온 우울증 https://omn.kr/277m0 ). 단기 일자리였지만, 은퇴 후 10년 가까이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취미 생활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취미도 지나치거나 무리를 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에는 등산보다는 고궁 산책으로 바꾸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등산이 무릎 관절에 부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고등학교 동창들과 창덕궁에서 ⓒ 이혁진 산책과 함께 짧은 독서는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취미입니다. 꼭 한 권의 책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나이가 들면 신체 건강 못지않게 인지 기능도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소홀했던 눈 건강도 책을 가까이 하면서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노후의 삶은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지는 않지만, 그 속에서 부부가 공유하고 함께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은 은퇴 후 진행된 암 투병 등 내 노후에 대한 불안을 덜어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퇴직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선호하는 취미 생활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는 직장 생활 중에도 병행해야 합니다. 부부가 함께하면 더욱 좋습니다.

행복한 취미 생활은 그 어떤 것이든, 노후를 지탱해주는 귀중한 자산이 됩니다. 나는 오늘도 걷기와 독서로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취미를 즐기며 조용히 마무리하는 삶이 나의 작은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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