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가 G20 회의 참석을 포기하며 복잡한 국내 상황을 우선시했다
조영환 기자
February 21, 2025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직을 수행 중인 가운데, 다음 주에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는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하며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1일에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했지만,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해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G20 회의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사흘 정도의 일정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참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핵심 이슈들을 논의할 다른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는 점도 불참의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불참 결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26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이와 함께 20일부터 이틀 동안 외교장관회의도 개최된다.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불참 선언에 이어 재무장관 또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에 대한 원조 중단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관련이 있어 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된 상황이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G20 재무장관회의에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현재 여러 일정과 참석자들을 고려하며 고민 중이다"라며 참석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참석을 고려했음을 보여준다. G20 재무장관회의는 1999년 시작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국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그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각국의 경제 수장들이 모여 금리 정책과 같은 정보를 교환하고, 국가 간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현재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더욱 그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기획재정부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이 회의에 불참하지 않았으며, 최 권한대행도 2023년 12월 취임 이후 열린 세 번의 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것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네 번째 회의였다.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경제 수장이 본래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상황이 이어졌다. 최 권한대행의 불참으로 인해 기획재정부는 김범석 1차관이 이끄는 실무진 10여 명이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