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35조 원을 쏟아부은 우크라 전쟁, 이제는 중국을 겨냥한 해군 전략으로 나아간다

트럼프가 전쟁을 끝내고 중국 견제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니 흥미진진해

이상명 기자

February 9, 2025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트럼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을 조기에 종결하려는 속셈은 'only China'입니다. [편집자주]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AI 기술의 발전과 기후 변화 등으로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일요일 아침에 심도 있는 시각과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이러한 불확실한 세계를 헤쳐 나갈 지혜를 제공합니다.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컬럼비아함'(USS Columbia, SSN-771)이 18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잠수함은 길이 110m, 폭 10m, 배수량 6900톤으로 군수 지원과 승조원 휴식을 위해 부산을 방문한 것입니다. 컬럼비아함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024.1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모든 권리 보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이 선언한 미국의 '황금시대(Golden Age)'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조기에 종료시키려는 그의 의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은 이 전쟁에 1750억 달러(약 235조 원)를 지원했습니다. 글로벌 전략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같은 자금을 조달할 선택지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유럽과 중동에서의 안보 부담을 덜고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인도·태평양 해군력 증강 배경을 살펴보며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합니다. ━━ 트럼프 2기 안보의 키워드는 'only China'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중동의 가자 지구에서 휴전이 성사되었습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에서도 6개월 이내에 종전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안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은 각국이 스스로 방어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1기 정부 시절 유럽과 나토(NATO) 국가들에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방위비 분담을 요구했지만, 2기에는 이 비율을 두 배 반으로 늘려 5%로 설정했습니다. 트럼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협상에 들어가면 미국이 아닌 유럽연합군이 전선에 배치되길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중동에서 미국의 안보적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트럼프가 전 세계의 갈등에서 손을 떼고자 하는 강한 이유는 다른 나라의 전쟁보다 미국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데 있습니다. 그 상대는 G1의 경제적 군사적 위협이 되는 G2, 즉 중국입니다. 중동과 유럽에서 안보 부담이 경감되면, 미국의 대중국 견제는 본격화될 것입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대중국 견제 정책을 추진했으나,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외교안보 역량이 분산되었습니다.

그 결과 대중국 견제는 지체되었고, 반도체와 전략 자원에 대한 대중국 수출 금지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AI 검색 모델 '딥시크'는 중국의 역량을 잘 보여줍니다. 초강대국 건설을 내세우는 트럼프 2기 정부는 두 개의 전쟁을 종결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대중국 견제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의 국제 질서에서 신냉전이 지정학적 부활로 나타나게 된 것은 미국의 패권이 약화된 사이에 부상한 중국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2기가 어떤 국가도 따라올 수 없는 절대적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대중국 견제를 완성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패권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천조국 군비증강은 해군력에 집중 예상 ━━ (서울=뉴스1) = 한화오션과 방위사업청이 울산급 호위함 Batch-Ⅳ 1,2번함 건조사업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한화오션은 19일 2030년 12월까지 진행되는 함정 건조사업 본계약을 방위사업청과 8391억 원에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울산급 호위함 배치-Ⅳ 조감도입니다. (한화오션 제공) 2024.1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모든 권리 보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트럼프 2기에서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될 경우, 미군은 해군력에 특히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아시아 대륙에 위치한 중국은 대만을 교두보로 삼아 세력 확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먼저 진출해야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과 경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반대로 중국의 초기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해군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해야 합니다. 사실 미국의 해군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이 급속도로 해군을 증강하는 가운데 미국의 해군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함 수는 234척으로, 미 해군의 219척(군수 및 지원 함정 제외)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미 해군이 질적인 측면에서 작전 운용과 실전 경험 등에서 우월하지만, 해전이라는 특성상 '함대 결전'(함정 간의 교전)이 일어날 경우 절대적인 함정 수를 무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더욱이 중국의 조선업 역량이 최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된 반면, 미국은 조선업 기반이 약화되고 많은 기존 함대가 노후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두 나라 간의 함정 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중국은 23척의 구축함을 진수한 반면, 미국은 11척에 그쳤습니다. 순양함의 경우에도 중국이 8척을 건조하는 동안 미국은 1척도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맥락에서 향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해군력 강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8일 미 의회 예산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은 향후 30년 동안 총 390척(군수 및 지원 함정 포함)의 군함을 보유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미 국방부 산하 국방 혁신단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서태평양에 배치할 무인 수상함(USVs)에 대한 제안서를 방산업체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반 교수는 미국이 함정의 양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재래식 군함뿐만 아니라 중국 함대의 미 본토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돔' 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항공모함과 같은 고비용 함정을 대체하기 위해 드론과 같은 무인 플랫폼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사이버 및 우주 공간까지 포함하는 다영역 작전도 대중국 견제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미 해군 강화의 최적 파트너는 ━━ (서울=뉴스1) = LIG넥스원이 방위사업청과 '정찰용 무인 수상정 체계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사업은 미래 해양 무인 체계의 핵심인 무인 수상정 연구 개발과 해군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인 '네이비 씨 고스트(Navy Sea GHOST)'의 완성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의미합니다.

사진은 LIG넥스원의 무인 수상정 해검3입니다. (LIG넥스원 제공) 2024.1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모든 권리 보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에서 해군력 강화가 절실한 미국에게 최적의 군함 건조 파트너로는 한국이 손꼽힙니다. 한국은 현재 20척의 잠수함과 150여 척의 수상함정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6위의 해군력을 자랑합니다.

또한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조선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안보적인 측면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지난 70년간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미 구축된 군사 협력 체계가 있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한국의 군함 및 선박 건조 능력에 대한 높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는 또한 미국 선박의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 및 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년부터 미 해군은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외국 조선소에 함정 수리 및 유지·보수를 맡길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그 대상국으로 한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기업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화그룹(한화시스템 및 한화오션)은 지난해 6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1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LIG넥스원은 미 해군에 고성능 대함 유도로켓인 '비궁'을 수출하려고 하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미 해군의 전술 대체 항공기 및 신규 훈련기 사업에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향후 미 해군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한국 방산업체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트럼프 정부의 해군력 강화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반 교수는 한국이 조선업 강국으로서 미국의 약한 고리를 보완해 줄 수 있는 파트너이며, 함정 건조는 한미 안보 협력의 최우선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미 양자 협력보다는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한미일 3자 플랫폼을 활용하여 미국의 해군력 강화를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동규 시사문예지 파도 편집장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견제 정책 출범으로 한국 방산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세계적인 조선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일 협력을 통해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함정 건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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